과학기술로 자멸해 가는 인류에 던지는 최초의 경고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은 메리 셸리(Mary Shelley)가 1818년에 발표한 고딕 소설로, 근대 과학기술과 인간 존재의 윤리를 주제로 한 대표적인 고전입니다. 저는 어릴 때 <프랑켄슈타인> 영화를 보고 무서워서 잠을 못 잤던 기억이 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구하고, 전기를 이용해 생명을 창조하는 과정은 기괴하면서도 신기했습니다. 생명을 갖게 된 '괴물'이 인간적인 감정을 배워가는 과정도, 프랑켄슈타인 주위의 인물들을 하나씩 죽음으로 몰아넣는 장면에서는 정말 공포를 느꼈습니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더욱이 인간이 창조해 낸 존재가 창조주인 인간을 죽이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중에 소설을 읽고 이 작품에 대해서 공포 말고도 다양한 의미들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 할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되는지를 이야기하며, <과학기술과 인간 존재의 윤리를 주제로 한 대표적인 고전입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 할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되는지를 이야기하며, 현대 ‘SF 문학’의 출발점이자 ‘디스토피아’ 서사의 원형으로도 평가받습니다.
이야기는 북극 탐험을 떠난 월튼 선장이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탐험 도중 극한의 눈밭에서 탈진한 한 남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구출하게 되고, 빅터는 자신의 삶과 비극적인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젊은 과학자로, 죽은 생명체의 부위를 이어붙이고 전기 자극을 통해 생명을 창조하려는 실험을 시도합니다. 실험은 성공하지만, 만들어진 존재는 괴기스럽고 인간과 닮은 점이 적어, 빅터는 그것을 거부하고 도망칩니다. ‘괴물’은 주인의 외면 속에 홀로 세상을 배워가며 인간을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외모 때문에 끊임없이 배척당하고 고통을 겪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을 창조한 빅터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하며, 그의 가족과 연인을 하나씩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괴물은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고뇌하면서, 북극에서 빅터의 죽음을 지켜보고 자살을 암시합니다. 이 작품은 창조와 책임, 인간의 오만, 고립과 복수, 연민과 혐오 사이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며, 단순한 괴물 이야기 이상의 철학적 깊이를 전달합니다.
공포소설을 넘어 인간성과 윤리를 탐구한 문학 작품
<프랑켄슈타인>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으로, 단순한 공포소설을 넘어 인간성과 윤리를 탐구한 문학으로 평가받습니다. 많은 독자들은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대중매체에 흔히 나오는 ‘프랑켄슈타인=괴물’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 사실상 ‘괴물’에게 이름이 없고 오히려 과학자인 ‘프랑켄슈타인’이 진짜 창조자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합니다.
독자들은 작품 속 괴물이 겪는 사회적 배척과 외로움에 깊은 공감을 느낍니다. 그가 인간성을 배워가며 인간과 소통하려 했지만, 외모와 선입견 때문에 거부당하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사회적 소수자나 낙오된 존재들의 처지와 연결됩니다. 어떤 독자들은 괴물보다 프랑켄슈타인이 더 비인간적이라는 의견을 내며, 창조자가 자신의 책임을 외면했을 때 어떤 파국이 발생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해석합니다.
또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윤리와 책임을 무시하는 모습은 현대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우려와도 맞닿아 있어, 오늘날까지도 이 작품은 현실적인 경고로 작용합니다. 특히 청소년이나 대학생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어디까지 신의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하게 되며, 단순히 오래된 고전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로 받아들입니다.
평론가들은 <프랑켄슈타인>을 고딕 문학의 대표작이자 과학소설(SF)의 기원으로 평가합니다. 이 작품은 낭만주의 문학의 흐름 속에서 출현했지만,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급진적 발전에 대한 사회적 불안을 매우 선구적으로 담아내며, 인간의 존재 의미와 도덕성을 고찰한 철학적 텍스트로 자리매김합니다.
특히 메리 셸리가 이 작품을 19세의 나이에 집필했다는 사실은 많은 문학 평론가에게 놀라움을 안깁니다. 그녀는 단순히 괴기적인 이야기를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과학적 호기심과 신적 창조 욕망이 어떤 도덕적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통찰력 있게 서술하였습니다. 평론가들은 이 소설이 ‘피조물’에 대한 연민과 ‘창조자’의 책임이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고딕 소설과 차별화된다고 봅니다.
문학 이론가들은 <프랑켄슈타인>이 페미니즘, 포스트콜로니얼, 정신분석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 가능한 다층적인 텍스트라고 분석합니다. 예컨대 어떤 연구자들은 이 작품 속에서 ‘괴물’이 계급 사회나 인종 차별의 은유라고 해석하며, 피억압자의 시각을 대변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괴물이 인간을 흉내 내며 자아를 정립해 가는 과정은 현대 심리학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다뤄집니다.
현대의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생명공학, 인공지능, 유전자 조작 등의 첨단 과학기술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은 기술 발전의 한계와 방향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요구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시 묻는 작품으로서 문학적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인간 존재와 과학 윤리에 대한 통찰을 풀어낸 작가, 메리 셸리
메리 셸리(Mary Shelley)는 1797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작가이자 사상가입니다. 그녀는 당대의 저명한 철학자 윌리엄 고드윈과 여성 해방운동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문학과 철학, 정치사상에 둘러싸인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그녀가 태어난 직후 사망했으며, 이는 메리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셸리는 16세의 나이에 낭만주의 시인이자 급진적 사상가였던 퍼시 비시 셸리와 도피하여 함께 살기 시작했고, 이후 정식으로 결혼했습니다. 젊은 시절 유럽 대륙을 여행하며 괴테, 루소, 바이런 등 다양한 사상가의 영향을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과학과 생명,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키워갔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1816년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서 바이런 경과 함께 머물던 여름에 쓰이기 시작하였으며, 당시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써보자"는 제안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메리 셸리는 당시 여성으로서 거의 유례없는 SF 문학을 창조해낸 선구자였고, 그녀의 작품은 문학사적으로도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메리 셸리는 이후에도 다수의 소설과 전기, 여행기 등을 집필하며 문학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남편 퍼시 셸리의 죽음, 자녀들의 잇따른 사망 등 많은 비극을 겪었고, 1851년 런던에서 사망할 때까지 비교적 조용한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날 메리 셸리는 단순히 고딕 소설가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과학 윤리에 대한 통찰을 문학으로 풀어낸 탁월한 사상가로 평가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