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내용 소개: 타락한 영혼의 참회와 도덕적 갱생의 여정
**<부활(Воскресение)>**은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이 한 여인의 삶을 파멸시켰다는 죄책감을 깨닫고, 그녀를 구원하기 위해 분투하며 자기 자신 또한 영적으로 부활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법정에서 시작됩니다. 귀족인 네흘류도프는 배심원으로 참석한 재판에서 살인 및 절도 혐의로 기소된 매춘부 카튜샤(예카테리나 마슬로바)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과거 네흘류도프가 청년 시절 숙모의 집에서 머물 때 유혹하여 임신시킨 뒤 버렸던 하녀였습니다.
자신의 무책임한 쾌락이 한 순결한 소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네흘류도프는 깊은 충격에 빠집니다. 카튜샤는 무죄였음에도 불구하고 배심원들의 실수와 사법 체계의 모순으로 인해 시베리아 유형 징역형을 선고받습니다. 네흘류도프는 상소권을 행사하고 그녀를 감옥에서 꺼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자신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그녀와 결혼하여 속죄하겠다고 결심합니다.
이 과정에서 네흘류도프는 러시아 상류 사회의 위선과 부패한 관료제, 비인간적인 감옥 시스템을 목도합니다. 그는 자신의 토지를 농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등 기존의 귀족적 삶을 청산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를 증오하고 불신하던 카튜샤 또한 진심 어린 그의 노력에 마음을 열기 시작하지만, 그녀는 네흘류도프의 희생을 막기 위해 그의 청혼을 거절하고 진심으로 자신을 아끼는 혁명가 시몬손과 함께하기로 결정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네흘류도프가 복음서를 읽으며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수 없음을 깨닫고 새로운 삶의 원칙을 세우는 모습은, 육체적 결합을 넘어선 진정한 정신적 '부활'의 의미를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2. 작품 평가: 사회적 모순을 향한 날카로운 고발과 종교적 성찰
**<부활>**은 톨스토이 문학의 정점이자, 당시 러시아 사회 전체를 해부한 거대한 사회 비판서로 평가받습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가 귀족 사회의 내면과 인간의 심리에 집중했다면, 노년의 톨스토이가 집필한 이 작품은 보다 직설적이고 통렬하게 당대 시스템의 모순을 공격합니다.
이 작품의 가장 뛰어난 점은 사법 체계와 국가 권력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죄를 지은 자를 심판하는 판사와 검사들 역시 똑같이 죄 많은 인간에 불과하며, 국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특히 감옥 내의 비참한 현실과 유배지로 향하는 죄수들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법이 정의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보호하는 장치로 전락했음을 고발합니다.
또한, 이 작품은 기독교적 휴머니즘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톨스토이는 제도화된 교회의 형식주의를 비판하고, 산상수훈의 가르침 즉 '원수를 사랑하고 심판하지 말라'는 진정한 복음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역설합니다. 이러한 태도 때문에 당시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파문을 당하기도 했으나, 오히려 이는 작품의 진정성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학적으로는 네흘류도프라는 인물의 내적 변화를 추적하는 심리 묘사가 탁월합니다. 죄책감에서 시작된 행동이 점차 인류애로 확장되는 과정은 독자에게 강렬한 도덕적 각성을 촉구합니다. 비록 후반부의 설교조 문체가 예술적 완결성을 해친다는 비판도 일부 존재하지만, 인간 영혼의 구원이라는 장엄한 주제를 이만큼 힘 있게 밀어붙인 작품은 세계 문학사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3. 저자 소개: 대문호를 넘어 시대의 양심이 된 거장, 레프 톨스토이
**레프 톨스토이(Лев Толстой)**는 러시아 문학을 넘어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1828년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의 명문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젊은 시절 방황과 군 복무를 거치며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역사에 대해 깊이 고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년기에 집필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그는 예술적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50대 무렵 심각한 실존적 위기를 겪으며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종교와 철학에 매진했고, 이후 '톨스토이주의'라고 불리는 독자적인 사상을 정립했습니다. 그는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육체노동을 중시하며, 악에 대하여 폭력으로 대항하지 않는 '무저항주의'를 실천했습니다.
<부활>은 이러한 그의 사상적 변모가 가장 뚜렷하게 투영된 작품입니다. 그는 이 소설의 원고료를 당시 정부의 탄압을 받던 종교적 소수파 '두호보르파'의 캐나다 이주 비용으로 기부했을 만큼, 문학을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는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톨스토이는 단순히 글을 쓰는 작가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적인 도덕적 스승이자 사회 개혁가로 추앙받았습니다.
그의 삶은 끝까지 모순과의 투쟁이었습니다. 귀족으로서의 안락한 삶과 자신의 금욕적 이상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그는, 결국 1910년 82세의 나이로 가출을 감행했고 작은 기차역인 아스타포보역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인간 존재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통찰력과 사회적 정의를 향한 멈추지 않는 열정은 그를 단순한 '작가'를 넘어 인류의 '양심'으로 불리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