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책
<달과 6펜스>(The Moon and Sixpence)는 영국의 소설가 서머싯 몸(Somerset Maugham)이 1919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로,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Paul Gauguin)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찰스 스트릭랜드(Charles Strickland)는 런던의 평범한 증권 중개인이자 가정적인 가장으로, 겉보기에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중년 남성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돌연 가족과 직장을 모두 버리고 파리로 떠나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시작됩니다.
이 작품은 1인칭 화자인 ‘나’를 통해 서술되며, 그는 소설 속에서 작가이자 관찰자 역할을 합니다. 화자는 스트릭랜드의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그의 삶과 내면을 파헤치고,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이 가진 예술적 집착과 인간성의 결핍을 교차적으로 보여줍니다. 스트릭랜드는 파리에서 빈곤과 배고픔에 시달리면서도 오로지 그림에 몰두하며 점차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합니다. 그는 물질적 가치나 사회적 명예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예술적 충동에만 충실합니다.
이후 그는 타히티로 떠나 토착민 여성과 함께 살며, 그곳의 자연과 문화를 화폭에 담기 시작합니다. 타히티에서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자유롭고 원시적인 삶이었으며, 그는 마침내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완성합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는 한센병(문둥병)에 걸려 생의 말미에는 시력을 잃고 말았으며, 세상과 단절된 채 생을 마감합니다. 죽은 후에야 그의 그림은 세상에서 인정을 받게 되며, 그는 위대한 예술가로 기억됩니다.
<달과 6펜스>는 예술과 인간성, 집착과 희생, 이상과 현실 사이의 긴장감을 문학적으로 잘 풀어낸 작품입니다. 서머싯 몸은 이 소설을 통해 예술가의 내면에 있는 잔혹함과 무자비함을 조명하며,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인지 독자에게 묻고 있습니다.
예술가에 대한 낭만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진 소설
<달과 6펜스>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독자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입니다. 특히 이 책을 읽은 일반 독자들은 예술가의 삶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리는 내용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합니다. 주인공 스트릭랜드의 인물 묘사는 일반적인 윤리나 상식의 틀을 벗어나 있기 때문에, 그의 선택과 행동이 독자에게 때로는 충격을 주고, 때로는 매혹적으로 다가옵니다. 가족을 버리고 사회 규범을 완전히 무시한 채 오로지 그림을 위해 삶을 바치는 그의 모습은, 독자에게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독자들 사이에서는 이 책이 예술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동시에, 예술을 향한 순수한 열정에 감탄하게 만든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스트릭랜드는 과연 미친 사람일까, 아니면 시대를 앞서간 천재일까'라는 논쟁은 독서 이후에도 독자들 사이에서 계속되는 주요 주제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인물 묘사는 소설의 몰입감을 더욱 높이며, 한 번 책을 잡으면 놓기 어렵게 만듭니다.
또한 소설 속 배경이 런던, 파리, 타히티 등 다양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독자들은 시간과 공간의 확장 속에서 주인공의 심리 변화와 예술적 성숙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됩니다. 특히 타히티에서의 삶은 현대인의 문명화된 사고방식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어, 이방인의 시선에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한국의 독자들 또한 이 작품에 깊은 감명을 받고 있으며, 많은 독서 커뮤니티와 블로그에서 이 책은 인생책 혹은 필독서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독자는 스트릭랜드의 냉혹한 성격이나 극단적인 예술 추구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며, 그로 인해 감정 이입이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반된 반응은 이 작품이 단순한 감상용 소설을 넘어 독자와의 진지한 대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문학 평론가들은 <달과 6펜스>를 서머싯 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하며, 이 소설이 20세기 초 예술가 소설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분석합니다. 특히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의 창조는 기존의 예술가에 대한 낭만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인간적 결함과 예술적 집착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통해 리얼리즘적 시각을 제시한다고 봅니다.
비평가들은 이 소설이 단순한 예술 찬가가 아니라, 예술을 둘러싼 도덕적, 철학적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다고 강조합니다. 스트릭랜드는 사회적 윤리와 개인의 책임을 철저히 무시하면서도, 위대한 작품을 창조해 낸 인물입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위대한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되며, 이는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철학적 무게를 작품에 부여합니다.
또한 서술 방식에 있어서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1인칭 화자 ‘나’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자신의 시선을 통해 독자에게 사건을 전달하고 해석합니다. 이로 인해 소설 전반에는 주관성과 객관성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독자 스스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게 만드는 효과를 냅니다. 이 서술 방식은 문학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장치로 평가되며, <달과 6펜스>가 단순한 전기소설이나 일대기 소설을 넘어서는 깊이를 가지게 합니다.
일부 평론가들은 스트릭랜드의 캐릭터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다수의 의견은 이 작품이 예술가의 본질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문학적 상징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스트릭랜드는 한 개인의 실제 모습이라기보다, 예술이라는 개념이 인류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드러내는 문학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작품의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됩니다.
문학을 통해 인간을 해부한 작가, 서머싯 몸
서머싯 몸은 1874년 영국 파리에서 태어난 작가로, 20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에세이스트입니다. 본명은 윌리엄 서머싯 몸(William Somerset Maugham)이며, 본인의 생애 대부분을 문학 활동에 바쳤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영국에서 외롭게 성장했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에 깊은 심리적 배경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의학을 전공한 서머싯 몸은 실제로 의사가 되었지만, 첫 소설 <램버스의 라이자(Liza of Lambeth, 1897)>의 성공 이후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그는 매우 다작 작가로, 소설뿐만 아니라 희곡, 단편, 여행기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습니다. 특히 그의 글쓰기 스타일은 명료하고 간결하며,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날카롭게 분석하는 능력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서머싯 몸의 대표작으로는 <달과 6펜스> 외에도 <인생의 베일(The Painted Veil, 1925)>, <인간의 굴레에서(Of human Bondage, 1915)>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 모두 인간의 고통, 자유, 사랑, 예술 등의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서머싯 몸은 종종 도덕적 회색지대에 있는 인물들을 조명하며, 그들의 내면적 갈등과 선택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드러냅니다.
서머싯 몸은 평생 동안 명성과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누린 작가였지만, 말년에는 작품보다 개인의 삶과 성정체성 문제로 더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1965년 91세로 생을 마감했으며, 그의 작품들은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어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서머싯 몸은 단순한 이야기꾼을 넘어, 문학을 통해 인간을 해부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